일터의 사고는 한 사람의 손에서만 생기는 경우가 드뭅니다. 작업을 지시한 사람, 장비를 점검하기로 한 사람, 실제로 그 장비를 다룬 사람이 각자 조금씩 놓친 것이 한 순간에 겹치기도 합니다. 이런 사고에서 업무상과실치상이 문제 되면 "결국 누구 한 사람이 책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지만, 법은 책임질 사람을 한 명만 고르는 방식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 문서는 여러 사람의 부주의가 겹친 사고에서 각자의 책임을 어떤 질문으로 나눠 보는지, 지시·감독 관계는 어떻게 다뤄지는지, 그리고 그 판단에 쓰일 기록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은지 설명합니다.
사람마다 따로 묻는 두 가지
여러 사람이 관련된 사고라도 판단은 사람별로 이뤄집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두 가지를 묻습니다. 첫째,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지켜야 했던 주의는 무엇이었는가. 둘째, 그 주의를 지키지 않은 것이 실제로 사람이 다친 결과로 이어졌는가.
둘째 질문은 형법 제17조와 닿아 있습니다. 이 조문은 어떤 행위라도 죄의 요소가 되는 위험 발생과 연결되지 않으면 그 결과로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 부주의가 있었더라도 그 부주의가 사고와 이어지지 않았다면 결과에 대한 책임은 따로 판단됩니다. 반대로 여러 사람의 부주의가 모두 결과로 이어졌다면, 각자가 이 죄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사 현장에서 비계를 설치한 작업자가 고정 장치 하나를 빠뜨렸고, 다음 날 점검을 맡은 사람이 그 부분을 살피지 않은 채 점검표에 이상 없음으로 표시했으며, 그 위에서 일하던 사람이 떨어져 다친 경우를 생각해 보면, 설치한 사람과 점검한 사람 각각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상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부주의가 모두 결과로 이어졌는지가 따로 살펴지기 때문입니다. 이 예시는 판단의 틀을 보여 줄 뿐이며 결론은 실제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 사람의 과실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과실이 자동으로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겹친 과실은 서로를 상쇄하는 관계가 아니라, 각자 따로 평가되는 관계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지시하고 감독한 사람의 주의는 모양이 다릅니다
현장에서 직접 손을 움직인 사람과 작업을 배정하고 점검을 맡은 사람은 요구되는 주의의 모양이 다릅니다. 작업자에게는 그 순간의 동작과 확인이 문제 되고, 관리자에게는 위험한 작업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맡겼는지, 점검을 제대로 챙겼는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직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생기지는 않고, 직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에서 벗어나지도 않습니다. 결국 질문은 다시 두 가지로 돌아갑니다. 그 사람이 맡은 몫에서 지켜야 할 주의가 무엇이었고, 그것을 놓친 것이 결과와 이어졌는가입니다.
소속 회사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현장에서 함께 일했다면 정리가 한 단계 더 필요합니다. 계약서에 적힌 역할과 현장에서 실제로 지시가 오간 경로가 다를 수 있으므로, 누가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할 수 있었고 실제로 했는지를 따로 적어 두어야 각자의 몫이 드러납니다.
다른 사람이 제 몫을 할 것이라 믿어도 되었나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눠 하는 구조에서는 각자가 다른 사람이 제 몫을 해낼 것이라고 믿고 움직이게 됩니다. 흔히 신뢰의 원칙이라고 부르는 생각으로, 그렇게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그 점이 과실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됩니다.
다만 이 믿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를 이미 보았거나, 처음부터 믿고 맡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믿음만으로 주의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사건마다 달라서, 그때 눈으로 본 것과 귀로 들은 것을 하나씩 적어 두는 일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기록으로 정리하는 방법
여러 사람이 얽힌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는 기억보다 기록이 힘을 갖습니다. 아래 표처럼 사람별로 한 줄씩 적어 보면 각자의 몫과 사고 사이의 연결이 눈에 보입니다.
| 사람 | 그날 맡은 일 | 실제로 한 일 | 사고와 닿는 지점 | 뒷받침 자료 |
|---|---|---|---|---|
| 예: 작업 지시자 | 작업 배정 | 구두로 배정 | 위험 구역 안내 여부 | 메시지, 작업 일지 |
| 예: 장비 담당 | 사전 점검 | 점검표 작성 | 이상 징후 기록 여부 | 점검표, 사진 |
이 표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같은 기준으로 늘어놓기 위한 것입니다. 교대 시각, 인수인계 메모, 업무용 메신저 대화처럼 시간이 찍힌 자료가 있다면 함께 보관하세요.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는 함부로 옮기거나 공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은 고소를 당한 뒤 처음 할 일을 정리한 문서의 준비 목록과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른 사람이 먼저 잘못을 인정했다면 나는 조사를 받지 않나요?
A. 다른 사람의 인정이 내 주의의무에 대한 판단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따로 검토되므로, 내가 맡은 몫과 당시 행동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Q. 관리자나 대표도 이 죄로 함께 입건될 수 있나요?
A. 지시나 점검처럼 그 사람이 맡은 몫에서 주의를 놓쳤고 그것이 결과와 이어졌다면 검토될 수 있습니다. 직위만으로 정해지지는 않고, 실제 역할과 사고의 연결이 기준입니다.
정리
여러 사람의 과실이 겹친 사고에서도 판단은 사람별로, 주의의무와 결과의 연결이라는 두 질문으로 이뤄집니다.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 내가 맡은 몫을 기록으로 정리해 두면 설명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른 질문은 안내 첫 화면에서 이어서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17조·제268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